학교 다닐 때 시험에 대한 중압감이 커서 "몸이라도 아파서 학교에 안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는데 지금 트럼프 심정과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왜 미국은 북미회담에 중압감을 느끼며 피하고 싶은걸까?

첫째 북미협상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오른쪽)과 김정은 위원장(왼쪽) 기념 식수 모습. ⓒ판문점 공동취재단


미국은 200년 역사에서 연전연승을 하다 코리아 전쟁에서 이기지 못하고 정전협정을 맺으며 무승부를 하게 되었다. 세계 최강인 나라가 약소국인 나라와 승패를 가리지 못한 것에 대한 분노와 좌절 그리고 수치심이 쌓이기 시작하였다.

미국의 트라우마는 푸에블로호 사건 때 재현되고, 1994년 6월 18일 영변폭격을 앞두고 공격의지가 꺽이고 10월 수교가 담긴 제네바 합의에서 더 강화되었다.

협상을 할 때마다 자기 뜻대로 되지 않은 경험에 대한 두려움이 트라우마로 축적되어 있기 때문이다.

둘째 기꺼이 정상회담에 나온게 아니라 '악의 축'이라 부르던 적대국의 압박에 못이겨 마지못해 동의했기 때문이다.

이런 심리 때문에 미국은 평양에서 회담을 적극 반대했던 것이며, 마침 울고 싶은데 빰맞은 격으로 최선희 부상의 경고성 발언을 트집삼아 일방적으로 취소 통보를 해버린 것이다.

셋째 대북적대정책을 포기하면 잃을게 너무 많다.

먼저 한국이라는 최대 무기판매 시장을 잃고, 미군철수로 21세기 동북아시대의 발판을 잃게 된다.

넷째 북미대결에서 패배는 세계패권의 상실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지난해 북미대결을 지켜보던 세계 주요국가들이 승패가 분명해지자 미국에 대하여 큰소리를 내고 있다. 

특히 푸틴 대통령은 노골적으로 유럽과 중동에서 미국의 지위를 위협하고, 시진핑 주석도 김정은 위원장과 한 목소리를 내고 있으며, 이란, 독일, 프랑스도 미국의 질서에 자기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처럼 북에 대한 트라우마와 패권상실이 두려워 북미정상회담을 취소하게 되면서 미국은 더 궁지에 몰릴 것이다.

세계여론이 미국에 불리하게 조성되고, 급할 것 없는 북이 여유를 부리며 미국에 시간과 기회를 주었지만 언제까지 기다려주지는 않을 것이다.

미국의 선택에 세계 이목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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