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in] 산수동 푸른길에 청사초롱이 내걸렸다

남녀청춘 '전통혼례' 개최..."마을축제로 주민공동체 만든다"

광주광역시 동구 산수동 푸른길 문화광장 가로수 곳곳에 청사초롱이 내걸렸다.

오는 11월 3일 오후 1시부터 저녁7시까지 동구 산수동에서 처녀 총각이 말 타고 꽃가마 타고 가시버시 맺는 날을 동구 주민들에게 미리 알리기 위한 것. 이날 실제로 남녀청춘 한 쌍이 전통혼례식을 치른다.

광주 동구 산수동 문화광장 일대에 거주하는 주민들과 문화단체 그리고 지역상인과 청년들은 동구청의 지원 없이 스스로 십시일반으로 잔치비용을 마련하여 '혼례 큰 잔치- 산수동 마을축제'을 소담하게 펼친다. (아래 프로그램 참조)
 

이번 '혼례 큰잔치- 동구 푸른길 마을축제'는 산수동 동네에 활력을 불어 넣기 위해 마을주민과 상인, 그리고 지역단체들이 한데 모여 동네를 살리고 골목상권을 부활하고 전통문화를 통해 마을공동체를 이뤄 나가자는 취지에서 열린 것. 

특히 여느 곳과 달리 광주 동구의 대표적인 거주 특성인 '3대가 함께 사는' 전통을 되새기기기 위해 마을 잔치에 '전통혼례식'을 함께 진행한다.

푸른길 마을축제를 준비해온 이현미 동구 사회적경제연합회 마을축제추진위원장은 "광주 동구에 소재한 국립아시아문화전당과 대인야시장에서 매일, 매주 그럴듯한 행사들이 다양하게 열리지만 실상 산수동, 풍향동, 계림동 등 동구의 전통 마을의 상가에는 사람이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각각 따로'라는 한계를 꺼냈다.

또 "이처럼 대형 문화행사들이 기존 마을에 미치는 기대효과가 없기 때문에 마을 주민들과 상인 그리고 지역단체들이 직접 발 벗고 나섰다"며 "우리가 끌어당기자. 그 기획이 마을축제였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 뜻에 공감한 많은 활동가들과  함께하면서 '푸른길 마을축제'가 올해 광주 동구 사회적경제연합회(회장 김지혜)로부터 주요사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 첫 사업이 바로 '동구 푸른길 마을축제-혼례 큰잔치'다. 

이 위원장은 "골목상권을 살리는 방법으로 축제에 참여한 시민들이 축제 이후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것이 아닌 마을 상점을 방문하고 소비를 할수 있도록 우리동네상품권을 발행한다"고 소개했다.

이날 축제 참석자들은 동네 각 곳 상점 등에서 '우리동네상품권'을 통해 각종 먹거리, 장보기 등을 할수 있다.   
 
김지혜 동구 사회적경제적연합회장은 "최근 동구 산수동에 새 아파트단지에  2000여세대가 입주하면서 새로운 공동체 문화에 대한 기대가 일고 있다"며 "오랜 시간과 공간이 축적된 동구의 각 마을에서 마을출제를 통해 주민들이 자연스럽게 공동체를 형성해 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공동체를 형성하는 시작과 끝은 문화다. 문화는 일시적이거나 단기적인것이 아니. 오래 쌓여  ,자연스레 사람들속에 공동체 속에 스미는 것이다. 그래서 마을축제를 기획하고 준비했다"며 "해마다 주제를 달리하여 개최하고 자발적 참여로 이어진다면 우리동네의 문화가 될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처럼 동구 산수동 주민들이 지자체의 힘을 빌리지 않고 자발적으로 준비해온 '동구 푸른길 마을축제 -혼례큰잔치'가 다른 축제에 비해 소담하지만 더 없이 소중하게 다가온 이유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