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아시아문학페스티벌 개막을 앞두고 아시아 작가들이 5‧18 유적지 현장을 찾아 광주시민들의 인권, 평화, 저항의 역사를 이해하고 평화의 메시지를 세계로 발신했다.

4일 오후 베트남 바오 닌, 팔레스타인 자카리아 무함마드, 아다니아 쉬블리, 대만 샤만 란보안, 방글라데시 샤힌 아크타르 등 해외 초청작가와 마트 아우프더호스트 초청강연자, 김남일, 신용목 작가 등이 슬픈 역사의 한 페이지인 5‧18광주민주화운동의 현장을 둘러봤다.
 

오는 6일 개막하는 아시아문학페스티벌에 참여하는 아시아 작가들이 4일 5.1민주화운동기록관을 둘러보고 있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제공


작가들은 5‧18민주화운동기록관을 시작으로, 야학 청년들이 참상을 외부로 알리기 위해 대자보와 신문, 거리방송을 제작했던 광주 YWCA 옛터, 1980년 5월 당시 왜곡·축소보도에 분노한 시민들이 불태웠던 옛 광주MBC사옥, 주요 거점 역할을 했던 녹두서점, 군부의 헬기사격 총탄증거가 남아있는 전일빌딩, 시민의 시신을 임시 안치했던 상무관, 항쟁의 중심지인 옛 전남도청 등 불의에 저항했던 광주시민들의 발자취를 차근차근 따라가며 문학적 영감을 더해갔다.

5‧18민주화운동기록관 유경남 학예사의 안내로 진행된 이날 투어에서 아시아 작가들은 역시 전쟁과 상흔의 역사를 지닌 국가 출신으로서 역사적 상처와 아픔을 느끼는 시간을 가졌다.

베트남의 바오 닌 작가는 “광주에 대한 이야기는 영화 등을 접하면서 들어봤다”면서 “오늘 처음 역사적 현장을 방문해 크게 인상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민주화 과정 속에서 많은 사람의 희생을 통해 한국사뿐만 아니라 세계민주화에도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군인 출신이기 때문에 당시 별 볼 일 없는 무기를 든 시민군과 무장한 군인들의 대치하는 금남로의 모습이 상상이 된다”면서 “나는 여기 있었으면 도망쳤을 텐데 끝까지 남아있는 사람들은 대단히 용감한 사람들”이라고 덧붙였다.

여전히 전쟁과 유혈 충돌을 반복하고 있는 팔레스타인의 아다니아 쉬블리 작가 역시 “기록관에서 본 아이의 일기와 분노에 찬 사람들의 사진, 상무관의 설치작품에 영감을 받았다”면서 “일반시민들이 무장을 하고 함께 힘을 모을 수 있었는지 놀라웠고, 팔레스타인의 상황을 같이 투영해서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신용목 작가는 “이번 투어에 참여한 작가의 말처럼 상무관이나 소설은 그 역사를 살아있는 역사로 만든다”면서 “그것이 이 작가들이 함께 5‧18 역사현장에 온 이유”라고 평가했다.

아시아 작가들과 함께 현장을 돌았던 김남일 작가는 “희생하신 그 분들 덕분에 민주주의가 성장했다고 작가들에게 설명할 때 뿌듯했다”면서 “민주주의를 위해 험하게 싸우고 있는 아시아 각국에 힘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6일 공식 개막하는 2회 아시아문학페스티벌은 이날 오후 2시 국립 5.18민주묘지 방문을 첫 일정으로 시작한다.

백낙청 조직위원장을 비롯한 조직위원인 작가들, 해외 초청작가 11명, 국내 초청작가 12명, 기타 내빈들이 동행하는 망월묘지 참배식에는 5.18에 대한 해설, 나종영 시인의 추모시 낭독, 주요 열사 묘소 소개 등의 순서가 예정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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