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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명 칼럼]공든 탑도 무너진다

기사승인 2018.12.01  06: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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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지자 잃으면 망해

친구들과 잡담을 나누다 정치 쪽으로 방향을 바꾸면 나오는 것이 지지율 이야기다.

‘몸 살 나게 됐더군. 지지율이 계속 하락하고 있으니’

‘그럼 망하는 수밖에 없지’

당연하다. 정치는 국민의 지지를 먹고 사는데 지지율이 내리막 길을 계속한다면 정권을 내놓는 수밖에 없다. 이 얘기는 지금 문재인 정권의 지지율이 하락하고 있는 것과도 통하는 말이다. 비록 출범한 지 2년이 못 되지만 지지율 하락은 계속된다.

여론조사 기관은 지지율이 52% 대로 하락해서 집권 이후 최저라고 하지만 52%가 낮은 지지는 아니다. 그러나 지지율 하락은 무섭다. 다만, 자유한국당의 지지율과는 상관이 없다.

■노무현 정권의 교훈

참여정부 정치인들에게는 악몽과 같은 기억일 것이다. 구질구질한 얘기는 그만두고 정동영이 대선후보가 된 후 국민들은 노무현 정권은 끝이 났다고 생각했다. 이명박이 주먹쥐고 ‘믿습니까 믿습니까 믿습니까’를 외칠 때 박수 친 국민들은 4대강이 녹조라떼로 변하는 장면을 보게 된다.

정치를 잘못하면 망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고 그것은 하늘(국민)의 뜻이다. 이 글을 읽는 사람은 혹시 문재인 정권의 미래를 말하는 것이 아니냐고 할지 모르나 문 정권도 예외는 아니다. 지금 하는 말은 원론적 정치론이다. 잘못된 정치가 망하지 않으면 순리에 어긋나고 국민이 고통받는다.
 

ⓒ청와대 누리집 갈무리


한국당이 가마솥에 죽 끓듯 하고 있다. 친박·비박·탈당파·복당파·관망파 등등. 무슨 놈의 파벌이 그렇게 많은지 한국의 역사가 당파싸움의 역사라는 것을 한국당을 보면 안다. 홍준표가 다시 기어 나오고 일부에서는 신당 창당설도 솔솔 풍긴다. 이렇게 엉망인 한국당을 보면서 민주당은 느긋한가. 저런 한국당에는 절대로 정권을 뺏기지 않는다고 자신하는가.

정치는 살아있는 생물이라고 하는데 생물은 언제 죽을지 모른다. 운동경기에서 상대가 아무리 실력이 없어도 내가 상대보다 못하면 패할 수밖에 없다. 정치에서 명심해야 할 교훈이다.

■야당은 대안을 제시하라

경제는 얼마나 어려운가. 언론은 당장 정권의 문을 닫아야 할 것처럼 대서특필이다. 어려운 경제문제를 언론에 나오는 수치로 국민들이 알 수가 없다. 체감하면서 알게 되는 것이다.

끊이지 않는 경제 위기론에 대해 개혁을 막으려는 기도라는 비판도 있다. 김현철 청와대 경제보좌관은 “경제 성장률이 3.1%(작년 기준)나 하고 있는데도 개혁의 싹을 미리부터 싹 잘라내려고 하는 사회적인 분위기(흐름)”라고 했다.

누가 개혁의 싹을 미리 잘라내려고 하는가. 나름대로 판단을 할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이런 흐름이 존재한다는 것이고 비록 과장이라고 해도 국민이 공감한다는 것이다. 이유가 어디 있던 이 또한 정권이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국민들의 시선은 따뜻한가. 생판 모르는 사람과 대화를 나눠봐도 부정적이다. 구체적으로 물어보면 언론을 들먹인다. ‘사람 셋이 모이면 호랑이도 만들어 낸다’는 말이 있지만 대단하다. 언론사 고위인사와 나눈 대화 중에 재미있는 것이 있다.

‘당신들 보도대로라면 정권이 벌써 망했어야 하는 거 아니냐’

‘사실 심한 부분이 있다’

‘문재인 정부 망하면 잘 살 거 같은가’

‘반성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싫다고 해도 나라는 생각해야 한다. 어느 극우보수 인사가 말한다. ‘개가 짖어도 기차는 간다.’ 많이 들어 본 말이다. 그 인사가 말 한 개는 현 정권이다. 문재인 정권이 아무리 개혁이니 적폐청산이니 해도 망한다는 것이다.

망하는 것이 당연하면 망한 다음에 무엇이 오는가.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우리는 이렇게 잘 살게 할 수 있는 대안이 있소.’ 무슨 대안이 있는가. 보이지 않는다. 그저 정권만 잡으면 된다는 것이다. 이명박의 ‘녹조라떼’나 박근혜의 ‘국정농단’도 좋다는 것이 아닌가.

개가 짖어도 기차는 간다는 말은 맞다. 한국에서 독수리훈련의 규모가 축소됐다. 금강산 관광의 기대가 가시적으로 다가온다. ‘북한 제제’라는 약방에 감초 같은 미국의 시어머니 노릇도 수그러드는 것 같다. 그야말로 개가 짖어도 기차는 가는 것이다.

■화살머리고지

산의 높이가 줄었다. 무슨 말인지 아는가. 휴전회담이 한참일 때 남과 북은 조금이라도 땅을 많이 차지하려고 치열하게 싸웠다. 백마고지 전투에서는 하루에 주인이 열 번이나 바뀌었다고 한다. 쏟아부은 포탄을 이루 말할 수가 없어 산의 높이가 줄었다는 말까지 나왔다. 화살머리고지도 그 중에 하나가 아닐까.

격전지였던 철원 ‘화살머리고지’에서 남북이 22일 비무장지대(DMZ)를 관통하는 군사도로를 연결했다. 경의선과 동해선에 이어 남북을 관통하는 도로가 한반도 중앙에 생긴 것이다. 얼마나 엄청난 일인가. 남북은 군사합의서에서 공동 유해발굴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발굴 지역에 12m 너비의 도로를 개설하고 군사분계선에서 연결한다고 합의했다. 유엔 안보리는 남과 북의 철도조사를 예외로 인정키로 했다.

주인이 하루에 열 번이나 바뀌는 고지 전투에서 남과 북의 병사들이 얼마나 많이 숨져 갔을까. 숨져간 병사는 고향에도 가지 못하고 고지 곳곳에 묻혀 63년의 한 많은 세월을 보냈다. 이제 종전 선언이 이루어지고 자유스럽게 남북이 왕래하면 우리는 마음 놓고 이 길을 오고 갈 것이다. 이렇게 평화는 할 걸음 또 한 걸음 다가오고 있다. 발소리가 들리지 않는가. 늙은이의 귀에도 선명히 들린다.

■참모들, 부끄러운 줄 알아야

비유가 좀 그렇지만 도둑질도 손발이 맞아야 한다고 했다. ‘팀웍’이라고도 한다. 나는 현 정권과 문 대통령을 지지한다. 때문에 이런 글을 쓴다고 할 것이다. 맞다. 나는 자신 있게 말한다. 한국당 정권에서는 어림도 없는 일들을 문재인 정부에서는 이룩했다.

인정하지 않는 국민은 별로 없다. 그러나 지지율은 하락을 거듭하고 있다. 이유는 무엇인가. 국민이 개혁을 체감하지 못한다. 전부를 언론에 돌릴 수도 없다.

“현장도 잘 모르고 있는 것 같다” 장관들을 질책하는 대통령의 말이다. 장관이 잘 모르는데 관료조직이 움직일 리 없고 정책이 나올 수 없다. 혁신성장과 성장동력 발굴이 말로만 되는가. 청와대 국민청원에 민원이 밀려들고, 기업이 대통령 입만 바라보는 것을 장관들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청와대에서 일하는 사람은 대통령뿐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그런 소리 못 들었는가.

그럼 청와대 참모들은 무엇을 하고 있는가. 험구가들이 말한다. ‘하긴 뭘 해. 음주운전 하지’ 낯이 뜨거워 얼굴을 들 수가 없을 것이다.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음주운전으로 걸렸다. 경호처 직원이 음주폭행으로 잘렸다. 땅을 칠 일이다.

가만있으면 중간이나 간다는 말이 있지만 이건 정말 아니다. 길 가는 아무나 붙들고 최고권력 기관이라는 청와대 참모들이 뭘 하고 있느냐고 물어보라. 이직 시간이 있다고 할 것인가. 시간은 잠깐이면 간다. 정권이 오물 구덩이 한국당으로 넘어간다면 그 책임을 누가 질 것인가. 벌 받는다.

물에 빠져 허우적거리며 지푸라기라도 잡으려는 절박한 순간에 널빤지 하나가 떠내려 온다. ‘아아 살았다’고 잡으려는 순간 바람이 널빤지를 밀어낸다. 지금 음주운전으로 면직된 비서관의 행위가 널빤지를 밀어낸 행위라고 한다면 아니라고 할 것인가.

일을 해라. 결기를 보여줘라. 개혁과 적폐청산은 입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 조현천은 왜 못 잡아 오는가. 국민이 정권을 포기하면 망한다. 제일 무서운 것이 무관심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개혁정권은 반드시 성공해야

가만히 있으면 중간이나 간다는 말은 많이 듣는 말이다. 괜히 생기는 것도 없으면서 입바른 소리 하다가 인심이나 잃는다는 것이다. 이를 일컬어 무사안일주의라고도 한다. 한국처럼 민주 반민주의 대립이 극명한 정치 상황에서 그저 눈치나 보며 요령껏 사는 게 몸 다치지 않는 방법일지도 모르지만, 박수는 못 친다.

쓴소리 좀 하라는 부탁을 많이 받는다. 넌 왜 못하느냐고 되물으면 그냥 우물우물. 그 마음 잘 안다. 아직 젊은 그 친구들은 권력에 밉보이면 손해라는 것을 너무나 잘 안다. 그러면 왜 나인가. 그것도 안다. 난 이제 늙어서 살날도 얼마 없고 벼슬생각은 아예 없었다.

그렇게 살아왔고 그게 편하다. 한국당에는 욕을 바가지로 먹지만 개혁 쪽에서는 욕 안 먹었다고 자부한다. 노무현 대통령님의 후원회장 오래 했고 문재인 대통령 후보 시절에 언론멘토단 고문도 했다. 노무현재단 고문이다. 겁내지 않고 쓴소리 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쓴소리 할 결심을 했다. 사람마다 소신껏 일할 수 있는 자리에 얼마나 가고 싶겠는가. 정권을 창출하기 위해 열심히 일도 했고 당연히 한 자리 차지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모든 행위의 평가는 결과가 결정한다고 한다. 자신 있는가. 대통령만 열심이라는 말을 많이 듣는다. 부끄럽지 않은가.

대통령을 만난 사람은 모두 그의 성실성을 말한다. 신뢰를 말한다. 문대통령에 대한 외국 정상들의 신뢰는 이미 평가가 나와 있다. 이것이 바로 외교의 힘이 된다. 그러나 공든 탑도 무너진다. 정치는 대통령 혼자 하는 것이 아니다.

비서관 하나 음주 운전하다 짤 린 걸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는 거 아니냐고 하는가. 같은 물고기라도 피라미와 월척 붕어는 다르다. 심각한 것은 청와대의 기강이 무너졌다고 국민이 생각하는 것이다. 정신 차려라.

대통령을 슬프게 만들지 마라.

이기명 <팩트TV>논설위원장 kmlee3612@fact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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