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교수, 5.18유엔학술대회 그레그 참석 비판... 5.18단체, "공격 행위 유감"

5.18 4개단체, 조지 카치아피카스 교수에 대한 공개 요구서 [전문]

이 문건은 최근 조지 카치아피카스(George Katsiaficas) 교수가 UN국제학술대회 관련, 5·18기념재단을 상대로 제기한 이슈에 대해 5·18기념재단과 5·18민주유공자 3단체의 입장을 밝히는 글이자, 조지 카치아피카스 교수에게 이 이슈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밝혀줄 것을 요청하는 공개요구서입니다.

당초 5·18기념재단은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조지 카치아피카스 교수의 주장에 대응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지난 6월 22일 5·18기념재단의 기획위원회에서 “재단에서 대응을 하지 않다보니 조지 카치아피카스의 주장이 마치 사실인 것처럼 알려지고 있다”는 문제가 제기돼 이를 바로잡아야 할 필요가 발생했습니다.

이에 5·18기념재단은 5월 3단체와 협의를 거치고 재단 이사회에 보고한 뒤 조지 카치아피카스 교수에게 이 요구서를 공개적으로 발송키로 하였습니다.

5․18기념 국제학술대회가 지난 5월 2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UN본부에서 ‘광주 다이어리: 민주주의와 자유의 집단 기억’이란 주제로 열리고 있다. ⓒ광주시청 제공

5·18기념재단, 5·18민주유공자 3단체(민주유공자유족회, 민주화운동부상자회, 구속부상자회)는 최근 조지 카치아피카스 교수가 제기한 뉴욕 유엔본부 5·18국제학술대회 행사에 도널드 그레그 전 주한 미국대사를 초청한 사안에 대해 입장을 밝힙니다.

5·18기념재단은 조지 카치아피카스 교수의 성명발표가 사전에 아무런 확인 절차가 없이 진행되었다는 점을 밝히면서 사실관계를 정확하게 공유하여 아직도 일부 시민사회에서 회자되는 오해의 소지를 없애고자 합니다.

조지 카치아피카스 교수는 2017년 6월 13일, 5·18기념재단 상임이사에게 보낸 이메일에 성명서를 첨부파일로 보냈습니다. 그 성명은 대부분이 사실과 다른 일방적인 주장을 담고 있었고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조지 카치아피카스 교수의 주장>

1. “15년전인 2002년 5월 18일 수 백명이 참석한 광주시민법정은 도널드 그레그 및 지미 카터 전 미국대통령을 포함한 다른 미국 관료들이 1980년 광주항쟁 진압에서 했던 역할에 대해 ‘인도에 반한 죄’ 혐의로 유죄판결을 내렸다.

도널드 그레그는 수 많은 증거와는 반대로 자신은 광주시민들에게 사과할 이유가 없으며 미국은 1980년 광주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 알지 못한다고 되풀이해서 주장했다. 따라서 도널드 그레그를 초청한 5·18기념재단의 결정은 대단히 유감스럽다.”

2. 5·18기념재단이 이런 역사를 무시하고 도널드 그레그를 귀빈으로 초청해 초청연사로서 토론회에 참석케 한 것은 광주시민들의 진심어린 투쟁의 세월을 무시하는 처사이다.

3. 5·18기념재단은 진실을 밝힌다면서 북한의 개입이 없음을 ‘증명’하기 위해 일상적으로 CIA의 정보를 근거로 사용하고 있으며, 따라서 암묵적으로 CIA를 신뢰할 만한 정보의 출처로 인정하여 광주의 정신을 훼손하고 있다.“

<사실관계 및 5·18 제 단체의 반론>

1. 1980년 5월 23일 새벽 5시 22분 백악관 상황실에서 열린 한국사태 종합대책회의 참석자는 총 15명으로 머스크 국무장관, 워렌 크리스토퍼 국무차관, 리처드 홀부르크 국무부 아태담당차관보, 로버트 리치 국무부 한국과장, 헤럴드 브라운 국방장관, 데이비드 맥기피드 국방부 국내안보담당차관보, 닉 플레트 국방부 국제안보담당 부차관보, 데이비드 존스 합참본부 대장, 존 베시 합참본부 대장, 존 푸스데이 합참본부 중장, 스탠스필드 터너 중앙정보국 국장, 존 홀드리지 중앙정보국 중국 및 동아시아 담당관, 즈비그뉴 브레진스키 대통령 안보담당특별보좌관, 도널드 그레그 국가안보회의 특별보좌역 등이다.(5·18시민법정 기소장 30쪽 28~34줄) 

   - 위 15명 중 시민법정에서 기소된 5명의 인물은 아래와 같다.

① 헤럴드 브라운 당시 미 국방장관
② 스탠스필드 터너 당시 미 중앙정보국 국장
③ 즈비그뉴 브레진스키 당시 미 대통령 안보담당 특별보좌관
④ 워렌 크리스토퍼 당시 미 국무부 차관
⑤ 리처드 홀부르크 당시 미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담당 차관보 

- 이와 더불어 기소된 3인은 1. 제임스 얼 카터 당시 미국대통령, 2. 윌리엄 글라이스틴 당시 주한미국대사, 3. 존 아담스 위컴 당시 주한미군사령관(유엔군 사령관, 한미연합사령관)이며 도널드 그레그는 포함되어 있지 않다(5·18시민법정 기소장 12쪽)

2. 또한 도널드 그레그 전 대사가 귀빈이라고 주장하는 근거가 정확하지 않다. 도널드 그레그 전 대사는 학술대회에 패널 토론자로 참석했다. 좌석의 위치도 중앙이 아니었고, 다만 첫 번째 발표자였다. 그리고 토론자로서 동등하게 참가해서 비판을 받고 자신의 의견을 개진했다. 또한 5·18기념재단으로부터 어떤 경비도 제공받지 않았다.

3. 우리는 다양한 경로를 통해 5·18당시의 북한군 특수부대의 개입이 없다는 자료를 찾고 있었다. 우리는 광주시민들의 명예를 공격하는 왜곡세력에 대응하여 진실규명을 위해 가치있는 명확한 자료라면 활용해야 한다. 

특히 CIA가 공개한 미국정부 자료는 5·18민주화운동에 북한군 특수부대가 개입했다는 선동가들의 주장이 허구임을 증명할 수 있는 증거로 1980년 5월 당시 북한군의 동향을 확인할 수 있는 유의미한 자료임에 틀림없다. 

해당자료의 출처는 미국 CIA가 지난 2017년 1월 20일에 스스로 공개한 1,200만 페이지에 달하는 기밀자료 중에서 찾아낸 것으로, 5·18기념재단은 기자회견에서 ‘미국국가안전보장회의’와 ‘미국국가정보위원회’가 생산한 자료임을 분명히 밝혔다.

우리는 5·18의 연대와 가치를 공유한 신뢰할 수 있는 동지라고 믿어온 조지 카치아피카스 교수가 취한 행동에 대해서 매우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조지 카치아피카스 교수는 연구자의 자세로 의문점을 공론화하기 전에 사실관계에 대한 확인을 먼저 했어야 합니다. 만약 이러한 절차를 지켰다면 결과는 완전히 달랐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우리는 지난 5월 26일, 뉴욕 유엔본부행사가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는만큼 진보와 보수를 아우르는 세계적인 석학이나 전문가들을 모시고 5·18의 왜곡, 미국의 역할과 관련한 보편적이고 객관적인 입장을 확인하는 자리였다고 자부합니다.

이 자리에서 도널드 그레그 전 대사는 ‘미국은 사과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침묵을 지킨 것에 사과하고, 한국인들의 심정을 헤아리지 못한 것에 사과한다‘고 입장을 표명했습니다.

함께 패널로 나선 테리 앤더슨 전 AP통신 기자도 ”(미국이) 20사단도 (병력이동)을 승인하지 않았나? 미국은 사과해야 한다“고 했고 부르스 커밍스 교수는 나아가 ”광주는 물론 미군정하에 자행된 4·3에 대해서도 사과해야 한다“고 강조함으로써 서로 다른 입장을 지키고 있는 발제자로부터 ’5·18에 대한 미국의 사과‘가 필요하다는 합의점을 도출했습니다.

가장 예민한 문제였던 북한군 개입과 관련해서도 도널드 그레그 전 대사는 ”북한이 개입했다는 증거는 전혀 없다.“고 단정했고 부르스 커밍스 교수 역시 ”북한은 5·18은 물론, 4·3때도 조용히, 남한에 대한 아무런 (군사적인) 조치없이 남아있었다“는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이처럼 이번 유엔 국제학술대회는 결과적으로 행사의 취지에 걸맞는 토론 참석자들과 함께 내실있는 토론이 이루어졌다고 평가합니다.

우리는 조지 카치아피카스 교수가 5·18기념재단과 5·18민주유공자들을 공격하는 행위를 멈추고 잘못된 사실을 공표한 것에 대하여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힐 것을 요구합니다.

2017년 6월 29일


5·18민주유공자유족회
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
5·18구속부상자회
5·18기념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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