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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배원 사망, 진상규명과 근무환경 개선" 촉구

기사승인 2017.09.13  16:3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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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변 광주전남지부, 13일 고 이길연 집배노동자 사망 관련 성명 발표

민변 "민․형사상 법적책임과 제도개선에 최선 다 할 것"
지난 5년간 집배노동자 72명 사망... 올해 현재 6명 자살   
노동부 "공무원 신분이어서 특별근로감독 대상아니다"

"'무사고 1000일'과 같이 현황판 숫자만을 채우기 위한 목표는 즉각 폐기하고, 집배노동자들이 다시는 아픈 몸을 이끌고 출근하는 일이 없도록, 사람답게 근무할 수 있는 환경을 조속히 마련하라. 지난 18년간 편지만 나르다, '사람 취급 해 달라'고 외치며 세상을 등진 고 이길연 집배원의 마지막 편지를 수취하라!"

지난 5일 사망한 고 이길연 서광주우체국 집배노동자가 7일째 장례를 못치르고 있는 가운데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광주전남지부(지부장 김상훈 변호사)'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노동위원회(위원장 김진 변호사)'가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이길연 집배원 사망 대책위가 지난 11일 광주지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광주우체국의 산재은폐'에 대한 노동청의 특별근로감독을 촉구하고 있다. ⓒ민주노총 광주본부 제공

민변은 13일 성명을 내고 "고 이길연 집배원은업무 중 교통사고를 당해 몸이 불편함에도 사측에서 출근을 종용하자, 사람 취급을 받지 못 하는 것에 좌절감을 느낀 것"이라며 "결국, 사측의 무리한 압박에 의한 ‘순직’임에 분명하다"고 진상규명과 순직인정을 촉구했다. 또 민변은 민.형사사상 모든 법적책임을 우정사업본부에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고 이길연 집배원은 지난 8월 10일 근무 중 승용차에 치었고 오토바이에 깔리면서 왼쪽 허벅지가 눌리는 사고를 당했다. 

민변은 "당시 서광주우체국은 '무사고 1000일'을 목표로 설정하여 곧 목표 달성을 앞두고 있었다'면서 "다친 집배원은 '무사고 1000일'을 달성하는 데 옥에 티였고, 사측은 산재 처리가 아닌 일반 병가 처리하고 이틀 간 근무한 걸로 해줄 테니 이틀만 쉬고 나와서 근무하도록 출근을 종용했다"고 산재은폐를 주장했다.

한국노동원이 실시한 실태조사 '2017년 집배원 과로사 근절대책 마련을 위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집배원 응답자 중 92.7%가 교통사고 경험이 있고 평균 4.4회 사고를 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이중 산업재해를 인정받은 비율은 18.8%에 불과했다고 민변이 밝혔다.

민변은 "집배노동자들은 장시간 노동 및 과중한 업무 강도에 따른 과로사 위험 및 업무스트레스에 노출돼있다"며 "지난 5년간 집배노동자 72명이 사망했으며, 올해에만 6명의 집배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등 우정사업본부의 살인적인 노동환경은 수십 년 째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민변은 "△진상규명과 순직인정 △우정사업본부와 전남지방우정청  특별근로감독 즉각 실시 △책임있는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 △집배 인력 증원 등을 통한 중대 재해 예방 대책 마련 등'을 촉구했다.

집배노동자들이 지난 8일부터 광주광역시 서구 화정동 서광주우체국 앞에서 고 이길연 집배노동자 사망과 관련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노동시간 단축'을 주장하며 1인시위를 펼치고 있다. ⓒ민주노총 광주본부 제공

한편 지난 11일 유족과 고 이길연 집배노동자 진상규명 대책위원회가 요구한 '특별근로감독'과 관련  고용노동부 근로기준정책과 담당은 13일 <광주in>과 통화에서 "(이씨는) 근로자가 아닌 공무원 신분이기 때문에 내부 특별근로감독 규정에 맞지 않는다. 공무원 복무규정을 적용 받아야 한다"고  밝혀 사실상 '특별감독 불가' 입장을 나타냈다. 

또 이 담당자은 "아직 결정된 것 없다. 나중에 광주지방노동청에 통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용노동부의 내부 업무지침에 따른 특별근로감독 대상은 '임금을 지급하지 않아 다수의 민원이 발생할 경우'와 '상습 임금체불에 따른 사회적 물의를 일으킬 경우'로 정하고 있다.

따라서 이씨의 특별근로감독 여부를 두고 유족.노동단체와 고용노동부간의 쟁점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시민사회와 노동단체로 구성된 '고 이길연 집배원 사망사고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명예회복을 위한 광주지역 대책위원회'는 매일 오전 7시30분부터 한시간 동안 서광주우체국 앞에서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집회를 진행 중이다. 오는 15일 오후7시에는 같은 장소에서 추모집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성명 [전문]

우정사업본부는 故이길연 집배원 사망 사건 진상규명하고
살인적인 근무환경 개선하라

故이길연 집배원은 지난 9월 5일 “두렵다. 이 아픈 몸을 끌고 출근을 하라네. 사람 취급 안 하네. 가족들 미안해”라는 유서를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업무 중 교통사고를 당해 몸이 불편함에도 사측에서 출근을 종용하자, 사람 취급을 받지 못 하는 것에 좌절감을 느낀 것이다.

결국, 사측의 무리한 압박에 의한 ‘순직’임에 분명한데도, 故이길연 집배원의 유서는 사측으로부터 수취거절 당한 상태다.

故이길연 집배원은 지난 8월 10일 근무 중 승용차에 치었고 오토바이에 깔리면서 왼쪽 허벅지가 눌리는 사고를 당했다. 당시 서광주우체국은 “무사고 1000일”을 목표로 설정하여 곧 목표 달성을 앞두고 있었다.

다친 집배원은 “무사고 1000일”을 달성하는 데 옥에 티였고, 사측은 산재 처리가 아닌 일반 병가 처리하고 이틀 간 근무한 걸로 해줄 테니 이틀만 쉬고 나와서 근무하도록 출근을 종용했다. 허울뿐인 목표 달성을 위해 인간을 도구로 취급한 것이다.

서광주우체국과 전남지방우정청이 故이길연 집배원을 죽음으로 내몰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무사고 1000일”과 같은 무리한 목표 달성을 위해 산재를 은폐한 사례는 故이길연 집배원만의 이야기는 아닐 것으로 보인다.

실태조사(한국노동연구원, 「2017년 집배원 과로사 근절대책 마련을 위한 실태조사」) 자료에 따르면 집배원 응답자 중 92.7%가 교통사고 경험이 있고 평균 4.4회 사고를 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업무 중 사고와 관련해 산업재해를 인정받은 비율은 18.8%에 불과했다.

집배노동자들은 장시간 노동 및 과중한 업무 강도에 따른 과로사 위험 및 업무스트레스에 노출돼있다. 실제로 지난 5년간 집배노동자 72명이 사망했으며, 올해에만 6명의 집배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등 우정사업본부의 살인적인 노동환경은 수십 년 째 개선되지 않고 있다.

따라서 우리 모임은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첫째, 故이길연 집배원 사망 사건에 대한 진상을 규명하고, 순직을 인정하라.

故이길연 집배원이 당시 출근할 수 있는 건강 상태였는지, 출근을 종용한 담당자가 누구인지, 공무상재해 절차를 밟지 아니하고 일반 병가 처리 한 이유는 무엇인지 등 故이길연 집배원 사망 사건과 관련하여 유가족과 대책위원회가 납득할만한 철저한 진상 조사를 촉구한다. 이를 통해 故이길연 집배원의 죽음이 단순 자살이 아닌, 고인의 명예 회복을 위해 순직임을 인정하라.

사측은 “일반적으로 일반 병가 처리한 이후에 산재처리 한다”고 말했으나, 전남지방우정청 사업국장이 지난 9월 8일 고인의 시신이 있는 광주기독병원 영안실로 찾아와 유족에게 공상처리를 위한 서류에 대신 서명해 달라고 부탁했다. 그 동안 병가 처리 되어 있는 것이 명백한 바, 이는 확실한 산재 은폐의 증거이다.

둘째, 고용노동부는 산재 은폐 및 출근 종용한 책임자를 처벌을 위해 우정사업본부 및 전남지방우정청에 대한 특별감독을 실시하라.

고용노동부는 이 사건과 관련하여 우정사업본부에 대하여 특별감독을 즉각 실시해야 한다.

고인에게 업무로 복귀하라는 무리한 요구나 강압이 있었는지, 괴롭힘은 없었는지, 무사고 1000일 달성을 위해 병가를 종용한 사실이 있는지, 그 책임자는 누구인지 등 철저한 특별감독을 통해, 故이길연 집배원을 “사람 취급 안 한” 책임자를 처벌하여야 한다.

문제의 근원을 외면한 채 집배원 개인에게 책임을 전가하며 자신의 자리만 지켜온 책임자에 대한 문책과 처벌이 반드시 요구된다.

셋째, 우정사업본부 및 서광주우체국은 책임 있는 사과를 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하라.

서광주우체국장은 故이길연 집배원이 죽었을 때 해외여행 중이었고, 사망 통보를 받고서도 통상적이라면 장례 절차가 모두 끝이 났을 시점까지도 조문을 오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우정사업본부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고인은 나이가 많은 편이고 평소에도 업무처리가 빠르지 않아 가장 수월한 배달구역을 배정했다”며 “우편물 구분 공동작업 및 집배구역 변경도 제외하는 등 배려를 했다”고 하였고, 평소에 고인이 업무에 미진했다는 내용을 홈페이지에 싣기까지 했다. 책임 있는 사과는커녕 고인의 살아생전의 삶까지 부정하고 있다.

故이길연 집배원을 죽음으로 몰고 간 우정사업본부 본부장 및 서광주우체국장은 유족들에게 공식으로 사과하고, 재발방지대책을 수립하라.

다시는 故이길연 집배원과 같이 업무상 재해를 당하고도 제대로 치료를 마치기도 전에 출근하는 일이 없도록 사고 시 치료받을 권리를 보장하고, 업무 복귀 시 건강관리 매뉴얼에 따라 근무할 수 있는 절차를 마련하라.

넷째, 우정사업본부는 집배 인력 증원 등을 통한 중대재해 예방 대책을 마련하라.

우정사업본부의 중대재해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우정사업본부에서 일어나는 중대재해에는 턱없이 부족한 인력 문제가 자리 잡고 있다. 이로 인하여 장시간 노동, 중노동, 불규칙 노동이 반복되고, 결국 사망 등의 중대재해로 귀결되고 있는 것이다. 당장 적정 인력을 충원하여 “중대재해 다발 사업장”의 오명을 벗어야 한다.

집배노동자들은 하루 10시간 내지 11시간의 장시간 노동 환경에 처해있다. 곧 추석이 다가오면 전국에서 올라오는 농수산물과 각종 선물 때문에 집배노동자들은 또 다시 살인적인 노동을 감당해야 할 것이다. 올해 설 명절 특별소통기간에도 강원도에서 젊은 집배원이 교통사고로 사망했고, 파주에서 택배원이 과로사 했다.

따라서 무제한 연장근무를 파기하고, 적정 인력을 증원하라. 나아가 업무시스템과 작업환경의 개선, 항시적인 위험성 평가 등의 제도 개선이 시급히 요구된다.

우리 모임은 위 네 가지 사항에 대한 우정사업본부와 서광주우체국, 고용노동부의 즉각적이고 성실한 이행을 촉구한다.

우리 모임은 고인의 죽음을 깊이 애도하며, 앞으로 이런 비극이 되풀이 되지 않도록 막중한 책임감을 가지고 故이길연 집배원에 사건에 대한 우정사업본부 및 서광주우체국의 책임 있는 사과와 책임자 처벌, 순직 인정이 될 때까지 가능한 한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민․형사상 법적 책임을 묻고, 법적, 제도적 개선책 마련에 최선을 다 할 것임을 다짐한다.

“무사고 1000일”은 과연 누구를 위한 목표인가? 집배노동자들이 안전한 근무환경에서 사고를 당하지 않게 하기 위해 설정된 목표 아닌가? 그러나 “무사고 1000일” 목표가 한 집배노동자를 죽음으로 몰고 갔다.

“무사고 1000일”과 같이 현황판 숫자만을 채우기 위한 목표는 즉각 폐기하고, 집배노동자들이 다시는 아픈 몸을 이끌고 출근하는 일이 없도록, 사람답게 근무할 수 있는 환경을 조속히 마련하라.

지난 18년간 편지만 나르다, “사람 취급 해 달라”고 외치며 세상을 등진 故이길연 집배원의 마지막 편지를 수취하라!

2017. 9. 13.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광주전남지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노동위원회

 

이상현 기자 simin6678@hanmail.net

<저작권자 © 광주in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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